2026/04 30

우리는 언제부터 ‘정답’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배우게 되었을까

정답을 찾으려는 태도는개인의 성향만의 문제일까.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오히려 그 방식은우리가 아주 오래전부터 익숙하게 배워온 사고 방식에 가깝다.생각해보면우리는 대부분 이렇게 배워왔다.문제가 주어지면정답이 존재한다.그리고 그 정답을빠르고 정확하게 찾아내는 사람이좋은 평가를 받는다.학교에서의 시험도,자격증 시험도,대부분의 교육 과정도이 구조를 따른다.틀린 답은 감점이 되고,맞는 답은 점수가 된다.그 과정이 반복되면서우리는 자연스럽게 하나의 기준을 내면화하게 된다.‘문제에는 반드시 정답이 존재한다’는 믿음.이 믿음은많은 영역에서 유효하다.수학 문제를 풀 때도,공식을 적용할 때도,기본 원리를 이해할 때도정답은 분명히 존재한다.하지만 그 방식이사람을 다루는 영역까지 그대로 확장될 때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삶의 움직임 2026.04.25

우리는 왜 ‘정답’을 찾으려 할까

평균을 믿고 싶어하는 이유를 생각하다 보면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진다.왜 우리는 이렇게까지 ‘정답’을 찾으려 할까?임상에서든, 공부에서든, 삶에서든사람들은 늘 묻는다.“이게 맞나요?”“이 방법이 정답인가요?”“가장 좋은 방법이 뭐죠?”이 질문은 자연스럽다.틀리지 않기 위해서,더 빠르게 가기 위해서,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서.하지만 나는 어느 순간부터이 질문이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정답을 찾고 싶다는 마음 자체가사고를 멈추게 만들 수 있다는 것.정답이 있다는 가정은우리에게 안정감을 준다.누군가 이미 검증해 놓은 길이 있고,그 길을 그대로 따라가면 된다는 믿음.그건 편하다.그리고 효율적이다.하지만 문제는사람의 몸과 삶은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데 있다.같은 문제처럼 보여도그 안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

삶의 움직임 2026.04.23

우리는 왜 ‘평균’을 믿고 싶어할까

논문이 말하는 것이진실이라기보다 평균에 가깝다는 것을 이해하고 나면,자연스럽게 하나의 질문이 따라온다.그럼에도 우리는 왜 그 평균을 믿고 싶어할까?임상을 하다 보면이 장면은 자주 반복된다.논문에서 효과가 있다고 나온 방법.가이드라인에서 권장하는 접근.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기준.그 앞에서 우리는안심한다.‘검증된 방법이니까 괜찮겠지.’‘다들 쓰는 방식이니까 문제 없겠지.’이 생각은 틀리지 않다.오히려 필요한 태도다.하지만 동시에그 안에는 하나의 중요한 전제가 숨어 있다.‘나는 평균에 속해 있을 것이다’라는 가정이다.문제는이 가정이 항상 맞지는 않는다는 점이다.사람은 생각보다 다양하다.같은 나이, 같은 직업, 같은 증상을 가지고 있어도몸의 반응은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생활 패턴이 다르고,움직임의 습관이..

삶의 움직임 2026.04.22

몸은 왜 다시 돌아가려 할까요 : 치료를 받아도 반복되는 이유

치료를 받고 나면몸이 한결 편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통증이 줄어들고,움직임이 부드러워집니다.그런데 며칠 지나면다시 돌아옵니다.많은 사람들이 이 지점에서 이렇게 생각합니다.“치료가 제대로 안 된 건가?”정말 치료의 문제일까요임상에서 보면이 질문은 절반만 맞습니다.치료가 부족했을 수도 있지만,대부분의 경우문제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몸이 다시 돌아간 것이 아니라,원래 상태를 유지하려는 것입니다.몸은 원래 상태를 유지하려 합니다우리 몸은 변화를 좋아하지 않습니다.정확히 말하면이미 익숙해진 상태를 유지하려 합니다.이건 나쁜 것이 아니라생존을 위한 기능입니다.익숙한 패턴은에너지를 덜 쓰고,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그래서 변화는 오래 가지 않습니다치료를 통해일시적으로 상태가 바뀝니다.근육의 긴장이 풀리고,움직임이 ..

논문은 진실을 말하는가, 평균을 말하는가

나는 한동안논문을 ‘정답’처럼 받아들였던 시기가 있었다.과학적으로 입증된 결과.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화.객관적으로 검증된 방법.이 말들은 충분히 설득력 있었고,임상에서 방향을 잡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나는 점점 다른 질문을 하게 되었다.이 결과는 정말 ‘진실’일까?처음에는 그 질문이 불편했다.논문을 의심하는 것이마치 과학 자체를 부정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하지만 임상은 계속해서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같은 연구에서 효과가 있다고 했던 방법이누군가에게는 분명 잘 맞았지만,다른 누군가에게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심지어 같은 사람에게도어떤 날은 효과가 있고,어떤 날은 전혀 반응이 없는 경우도 있었다.그 경험이 쌓이면서나는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논문이 말하는 것은‘진실’이라기..

삶의 움직임 2026.04.20

차트는 환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 쓰는 것이다

① 문제 제기왜 우리는 차트를 쓰는가?대부분 이렇게 배운다.차트는 환자의 상태를 기록하고, 치료 과정을 남기기 위한 것이다.틀린 말은 아니다.하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다른 이유가 더 크다.차트는 환자를 위해 쓰는 것이 아니라,문제가 발생했을 때 나를 보호하기 위해 쓰는 것이다.이걸 모르면, 차트는 형식이 되고알면, 차트는 무기가 된다.② 흔한 오해 깨기차트는 정리가 아니다많은 치료사들이 차트를 이렇게 쓴다.오늘 뭐 했는지 적고증상 조금 적고루틴처럼 마무리이건 기록이 아니라 일기다.문제가 생기면 이 차트는 아무 역할도 못 한다.왜냐하면 중요한 건“무엇을 했는가”가 아니라“왜 그렇게 했는가”이기 때문이다.차트는 행위 기록이 아니라판단 기록이어야 한다.③ 몸의 해석이건 어떤 패턴의 기록인가?임상에서 문제는 항상..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는 말은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임상을 하다 보면자주 듣게 되는 말이 있다.“이건 과학적으로 입증된 치료인가요?”“논문으로 검증된 방법인가요?”“근거 있는 치료인가요?”그 질문은 틀리지 않다.오히려 필요하다.의학은검증되지 않은 방법에 의존해서는 안 되고,재현 가능한 근거 위에 서 있어야 한다.문제는그 다음이다.‘입증되었다’는 말은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대부분 사람들은이 표현을 이렇게 받아들인다.“확실하게 효과가 있다.”“누구에게나 적용된다.”“믿어도 된다.”하지만 실제로 논문이 말하는 것은조금 다르다.논문은 보통특정 조건에서,특정 집단에게,특정 방법을 적용했을 때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즉,“이 조건에서는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를 말하는 것이지,“항상 효과가 있다”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이 차이는 생각보..

삶의 움직임 2026.04.19

과학은 언제부터 의학의 기준이 되었을까?

몸을 기계처럼 바라보는 시선에 의문을 가지기 시작하면서나는 자연스럽게 또 다른 질문에 도달했다.우리는 언제부터 의학을 ‘과학’으로만 이해하게 되었을까?지금의 의료에서‘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는 말은 매우 강력하다.그 말 한마디면치료의 타당성이 설명되고,선택의 기준이 되며,논쟁이 정리된다.마치 과학이라는 기준이모든 것을 판단하는 절대적인 잣대처럼 느껴진다.물론 이 흐름은 이해할 수 있다.과학은반복 가능하고,측정 가능하며,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즉 누구나 같은 조건에서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는 기준이다.의학이 이런 방향으로 발전해온 것은오히려 필연에 가깝다.감염, 외상, 수술, 약물 치료.이런 분야에서 과학적 접근은수많은 생명을 살렸고,의학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문제는이 기준이 점점 확대되면서..

삶의 움직임 2026.04.18

우리는 왜 몸을 고장 난 기계처럼 바라보게 되었을까?

아픈 곳만 치료하는 방식에 의문을 가지기 시작하면서나는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을 하게 되었다.왜 우리는 몸을 늘 ‘고장 난 부위’처럼 바라보게 되었을까?생각해보면지금의 의료는 대부분 이런 방식으로 흘러간다.어디가 아프면그 부위를 검사한다.이상이 있으면그 구조를 찾는다.찢어졌으면 봉합하고,닳았으면 관리하고,염증이면 제거하고,막혔으면 뚫는다.매우 익숙한 방식이다.그리고 실제로이 방식은 많은 분야에서 놀라울 정도로 효과적이었다.외상, 수술, 응급의학, 감염 관리.이런 분야에서 현대의학은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전을 이루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하지만 문제는이 방식이 너무 성공적이었던 나머지,우리는 점점 몸 전체를 ‘기계’처럼 보기 시작했다는 것 이다.어디가 망가지면 고친다.부품이 이상하면 교체한다.고장 난 ..

삶의 움직임 2026.04.15

우리는 왜 아픈 곳만 치료하려 할까?

몸이 아프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묻는다.“어디가 문제인가요?”그리고 의료인은 답한다.“여기가 안 좋습니다.”“이 근육이 뭉쳤습니다.”“이 관절이 틀어졌습니다.”“이 부위에 염증이 있습니다.”틀린 말은 아니다.실제로 통증이 있는 곳에는분명 문제가 존재할 수 있다.하지만 나는 임상을 하며 늘 한 가지 의문이 있었다.정말 아픈 곳이 문제의 시작점일까?많은 경우 그렇지 않았다.어깨가 아파서 왔지만문제는 흉추 움직임에 있었고,허리가 아파서 왔지만실제 원인은 고관절 패턴에 있었으며,무릎이 아파서 왔지만발목 가동성이 제한되어 있는 경우도 많았다.통증은 분명 그곳에서 나타난다.하지만그 통증이 시작된 이유는다른 곳에 있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그럼에도 우리는 자주통증이 있는 곳만 바라본다.왜일까.아픈 곳이 가장 눈에 띄기..

삶의 움직임 2026.04.14